며칠 전 어미개와 새끼 두 마리를 고성군 원당리 양 사이드가 막힌 국도에서 발견했습니다. 잡아서 위험한 차도 대신 길이 터 있는 곳으로 보내주려 하였으나 경계심이 강해 자칫 차도로 뛰어들까 걱정되어 그대로 두고 갔습니다. 또, 해당 지역 유기동물보호소는 공고 후 2주가 지나면 안락사를 하기에 보호소에 신고하지 않았고 누군가 구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. 그런데 하루 뒤에도 너무 신경쓰여 남자친구와 같이 가서 차가 없는 시간에 한 마리씩 먹이로 유인해 구조에 성공했고, 지금은 세 마리 모두 잠시 임보중에 있습니다. 구조까지만 하려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네요..!
차에 케이지도 없이 태웠음에도 세 마리 모두 겁에 질려 꼼짝 않고 있을 정도로 순합니다. 어미는 목줄을 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주 마른 상태였고, 대신 새끼들은 잘 먹였는지 마르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손길이 익숙하지 않아 보였습니다. 아마 유기된 후 오랜기간 길을 떠돌며 새끼를 낳은 것으로 추측됩니다.
어미와 흰 강아지는 피부병이 있어 약용샴푸로 세 마리 모두 씻겼더니 바깥 생활하던 강아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털도 윤기나고 향기납니다. 그리고 피부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.
어미는 새끼들에게 계속 먹이를 양보하느라 잘 먹지 않아 많이 약해진 상태입니다. 지금도 밥을 주면 새끼들에게 양보해 먹지 않기 때문에 새끼들과 분리해서 급식하고, 기력회복을 위해 닭고기와 황태를 삶아서 먹이고 있습니다. 우선 어미개의 피부가 많이 좋아지고 기력이 회복이 될 때까지는 임보를 할 예정입니다! 그 이후 아쉽게도 만약 아무 보호자가 없다면 속초시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질 것 같습니다. (글을 쓸 당시에는 어미가 밥을 잘 먹지 않았으나 이제 잘 먹어요!)
세 마리 모두 지금은 인적없는 농장에 보호하고 있어 목줄이나 견사가 없이 두고 있는데 어디 멀리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올 정도로 똑똑하고 순합니다. 또 벌써 명령어도 잘 알아듣고 앉아 같이 간단한 건 금새 배웠어요.
특히 어미개는 한 번 유기된 적이 있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그래도 정말 순하고 착하고 똑똑합니다. 말귀도 다 알아듣고 신기하게 멀리서 "이리와"라고 불러도 곧 잘 와요. 얼굴도 너무 예쁘답니다. 또, 강아지들은 아직 아기여서 처음 보는 사람은 경계하지만 깨발랄하고 호기심이 넘쳐서 곧 잘 따라요. 정말 너무 귀엽습니다.
하지만 저희 가족이 개를 키울 여력이 되지 않아 영원히 돌볼 수 없음을 알기에 정붙히지 않으려 세 강아지 모두 아직 이름은 짓지 않았습니다.
꼭 좋은 가족을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! 가급적 세 마리 함께 데려갈 수 있는 분이라면 좋겠지만, 어려우시다면 한 번 버려진 상처가 많은 친구이기 때문에 더더욱 많이 사랑을 주실 수 있는 분이 각각 데려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.
그리고 임시 보호하실 분 보다는 앞으로 평생 사랑으로 감싸주실 가족이 입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. 마지막으로 만약 입양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강아지들 이동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! 많이 관심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.
(별도로 입양비는 받지 않습니다.)